엄마와 함께라면 뭔들

[내돈엄마산] 60대 엄마를 위한 ‘에어팟 프로’ 개봉기

땔리리 2021. 4. 16. 15:04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햇빛이 너무 따뜻해 집밖으로 나가서 일하고 싶었다.  엄마와 함께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나갔다. 자리를 잡고 나는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엄마는 햇빛을 쬔다며 야외 테이블로 나갔다. 슬쩍 엄마를 보니 영 심심해 보여 넷플릿스를 권했으나, TV는 집에서 매일 봐서 눈이 아픈데 뭣하러 카페와서까지 넷플릭스를 보냐며 튕긴다. 차암눼.

 

나만 바쁘고 심심해보이는 엄마가 괜히 마음쓰여 노트북 가방에 들어있던 '에어팟 프로'를 권했다. 엄마는 처음 접해본 무선 이어폰. 어땟을까, 편할까, 불편할까?

엄마의 유일한 음악 '띵까'

올해로 환갑을 맞이한 우리 엄마는 기계치다. 매우. 가만히 이 글을 작성하면서 드는 생각이 아무래도 내가 엄마를 닮은 듯 하다. 엄마는 ‘띵까’를 가지고 있다. 엄마가 지은 이름 ‘띵까’. 소리가 띵까띵까 나온다고해서 엄마가 지은 이름. 귀여워. 참 정확한 검색어를 찾기 어려워  [어르신 라디오 / 어르신 mp3]로 우선 검색해서 가져온 이미지. 

 

 

 

 

 

 

띵까가 뭐냐하면…음 우리한텐 mp3 같은 거랄까..? mp3도 요즘 20대 초반 친구들에겐 생소하겠구나; 여튼 이 기계안에 sd카드가? 들어있는 것 같다. 엄마가 원해서 친오빠에게 부탁해 친히 용산까지가서 어렵게 구해온 띵까 ㅋㅋ. 노래방 책처럼 노래에 번호가 있는데 저장된 번호를 누르면 원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산책로가면 종종 어르신들이 들고 다니시는 걸 볼 수 있다.ㅋㅋ 자긴 젊다며 밖에선 절대 안듣는다. (ㅋㅋㅋㅋㅋ)

 

"오, 죽인다. 영웅이 노래 넣어줘"

매우 저렴이 유선 이어폰이 연결된 띵까만 듣던 엄마에게 에어팟 프로를 껴주고 임영웅 노래를 슬쩍 틀어줬다. 노래 소리가 들리는지 흔들흔들 거리더니 통유리 사이로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는 엄마에게 문자가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 죽인대 ㅋㅋㅋㅋㅋ 영웅이 노래 넣어달랰ㅋㅋㅋㅋ

갤럭시 버즈 프로를 사다

 

그리곤 무선 이어폰을 사주자고 결심하고! 갤럭시를 사용하는 엄마를 위해 ‘갤럭시 버즈 프로’를 구매했다. 실버 색상으로 구매했고, 가격은 쿠팡에서 187,660원으로 로켓배송이다. 아무래도 사용이 더 편할 것 같아 배송 받아 잠시 테스트 해봤는데, 엄마가 영 불편해 했다. 처음에 잘못 낀 탓도 있지만 손에 잡히는 막대(?)부분이 없어 영 불편해 하는 눈치.

 

 

 

 

 

"나 이거(버즈) 싫어, 그거(에어팟)로 사줘!!!"

 

나도 한 기계치 이긴 하지만 노이즈 캔슬링이고 음악이 멈춘다던지..몇 가지 기능을 사용하겠지만, 엄마에게는 기능이고 뭐고 간에 그냥 귀에 편한게 최고다.

 

 

 

 

 

갤럭시 꽃무늬 핸드폰 x 에어팟 프로 꼴라보

처음 접한 무선 이어폰이 에어팟 프로였고, 버즈는 영 귀에 감기는 맛이 불편했나보다. 엄마가 좋다는 걸로 선택해야지. 에어팟 프로 화이트, 쿠팡에서 242,200원(지금 가격) 이것도 로켓배송.

 

그래서 만난 갤럭시 꽃무늬 핸드폰 X 에어팟 프로 꼴라보 ㅋㅋ 엄마가 좋다면 난 다 좋다. 가격이고 기능이고 뭐건 간에 엄마가 편한게 최고다. 케이스도 꽃무늬를 사줄까 고민 중. 난 에어팟 쓰는 사람들 중에 이런 꼴라보로 사용하는 사람은 본적 없는 것 같다.

 

엄마가 좋다니 ㅋㅋㅋ 내가 더 좋다.

 

 

 

 

 누구나 아는 그 제품과 상태. 에어팟 프로가 있고, 충전줄, 이어팁. 이어팁은 크기 조절없이 중간 사이즈로 픽. 불편함 없이 편하다고 "굿!"이란다. 진작 이거 사줄껄. 그래도 빨리 교환받아 에어팟 사준게 너무 다행. 뿌듯. 

 

 

 

 

친오빠는 갤럭시라 호환 문제에 대해 걱정했지만, 테스트해보니 연결시엔 굉장히 부드럽게 잘 연결됨. 그렇지만 에어팟을 뺏을 때 아이폰보다는 느리다. 에어팟을 빼고 3초 정도 뒤에 노래가 꺼진다. 근데 엄마는 그냥 꺼지거나 말거나 그냥 편히 쓰라고 사용법을 알려줬다.

 

놀고 있는 멜론 계정이 있어 로그인 후 임영웅 노래를 잔뜩 넣어줬다. 백 몇곡이 랜덤으로 들리게. 잔잔해서 좋단다.

 

 

 

 

 혹시 가끔 블루투스 끊기면 설정에서 엄마가 연결하면 된다고 방법을 알려주니 "몰라 ㅠㅠ 듣다 끊기면 다시 가지고 올게" 라고.ㅋㅋ 그래 엄마 편하게 쓰다가 끊기면 가져와. 언제든 연결해줄게!

 

무선 충전기 기능을 알려주니 우리집만 오면 무선 충전기 위에 에어팟을 살포시 올려놓는다. 에어팟도 잃어버릴까봐 불안해하지만.ㅋㅋㅋㅋ 

 

 

 

 

 

사실 에어팟 구매하기 전에 별 걱정을 다했다. 혹시 할머니가(내눈엔 아줌마지만 어린 친구들 눈엔 할머니로 보일까봐 ㅠㅠ) 에어팟 쓴다고 괜히 나쁜일 당하는 건 아닐까, 소리 못 듣고 사고를 당하는 건 아닌가 별 걱정을 다했다.

 

그래서 꼭 에어팟은 한쪽만 끼고 노래는 크게 듣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에 당부를 했다.

 

결론은 : 내돈주고 엄마에게 선물한 에어팟 프로는 "죽인다"다. ㅋㅋ 혹시 어머님이 누군가의 팬이라면 음악 스트리밍 이용권+에어팟 프로 선물도 최고일 수도 있다! 

 

다음은 엄마 뭐 사줄까? 이맛에 돈번다.ㅋㅋㅋㅋㅋ 오늘도 내일도 행복해라 엄마야.